밑에 팔할이바람의   당신은 기사를 읽지 않는다 [6] 처럼

 

여그서 깊이 있는 공부 할 것도 아니고, 길게 쓰면 눈 아플까봐 최대한 간단히

재미로 한번 쓱~ 보자는... 그래도 길다 ㅋ

 

 

쌍화점은 고려 속악가사인데 속악가사가 무엇인지 좀 알아보고 갑시다

 

<고려사> 악지에서는 악을 아악(雅樂), 당악(唐樂), 속악(俗樂)으로 나누었는데 아악과 다른 둘은 기능에 따라 구분되었다.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거행하는 공식적인 행사 특히 천지신명이나 왕가 조상에 대한 제사에 소용된 것이 아악이고  아악은 숭고한 기풍을 갖추어야 하며 엄숙한 분위기에서 까다로운 절차에 따라 공연되고 구경거리로 삼지 않았다. 

당악과 속악은 공식적이지 않은 행사 특히 잔치를 거행할 때 즐기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지니며 중국에서 들어온 것은 당악이고 국내에서 생긴 것은 속악이다.  속악을 향악이라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비속하다는 뜻에서 속악이라고 부른 것은 아니다

 

고려전기의 속악은 삼국의 속악을 궁중에서 공연하며 즐겼으니 처음부터 속악이 갖추어져 있었고 고려 후기에 창작된 쌍화점은 속악가사로서 조선조에 남여상열지사라 해서 배격된 작품이라 하겠다.
남녀상열지사란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서 즐거워하는 가사라는 뜻으로  사랑을 꾸밈없이 적나라하게 숨김없이 노래한 것으로 조선 사대부들이 고려 가요를 낮잡아 이르며 배격한 가사이다.

 

작자, 연대 미상으로 전해졌으나 <고려사> 악지에 '삼장' 이라는 한역시가 이 작품과 내용이 같아 연대가 밝혀졌는데 여러가지 기록을 종합해 추리해 보면 충렬왕 때의 행신인 오잠, 김원상등이 내시 석천보 석천경과 함계 놀이에 탐닉하는 왕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온갖 음란한 짓거리를 할 때 <쌍화점>을 지어냈음을 알수 있겠다.  기생, 관비 무당을 선발해 남장별대(男裝別隊)라는 놀이패를 따로 모으고 놀이를 공연하기 위한 제반 사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쌍화점이 창작한 노래임을 입증해 주며 이러한 이유로 <쌍화점>은 예사 속악정재로만 볼 것이 아니고 가극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쯤에서 남여상열지사 쌍화점 봅시다.

 

 

쌍화점(雙花店)에 쌍화(雙花)사라 가고 신,
회회(回回)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점(店) 밧긔 나명 들명, 다로리거디러
죠고맛감 삿기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 거디러 다로리 다로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거츠니 없다.(제1절)


삼장사(三藏寺) 애블 혀라 가고신,
그 뎔 사주(社主) ㅣ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뎔밧긔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삿기상좌(上座) ㅣ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티 거츠니업다.


드레우므레 므를 길라 가소신,
우뭇 용(龍)이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우물 밧긔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드레바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티 거츠니 없다.


술 지븨 수를 사라 가고신 ,
그 짓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집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싀구비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로,
긔 자리예 나도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거츠니 업다

 

 

가사를 볼 것 같으면 서술자는 여자인데 쌍화점, 절간, 우물, 술집을 다니며 여러남자에게 손목을 잡혀 관계를 맺고 그 소문이 퍼져 나간다는 사연으로 그런데도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겠다는사람도 있고 그렇게 하는 응수로 그 자리같이 지저분한 곳은 없다는 말도 뒤따른다.

사건의 장소와 대상만 다를 뿐 사건의 성질은 똑같은 성적 불륜을 다룬 내용으로  일절의 내용만 해석 해 보자면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아라비아 상인 혹은 몽고인) 아비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가게 밖에 소문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지저분한 곳 없다.

 

이절부터 사절까지는 삼장사의 주지, 우물 용, 술집주인으로 대치해서 해석하믄 될 듯하다. 그리고 '더러듕셩 다리러디러'는 의미 없는 후렴구로~  요즘 후크송처럼 고렇게 생각하믄 되겠다.

 

 

참고도서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2>

 

 

덤으로

영화 <쌍화점>에서 왕인 주진모가 연회에서 부르는 쌍화점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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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작품 읽기

서실 2015. 1. 31. 21:46

 



 

이청준의 작품 <신화의 시대> 작품 말미에 작가에게 어떻게 소설을 쓰게 되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환경적 동기로 태생이 시골내기임을  이야기 하면서 정체성에 대한 회의와 회귀 혹은 확인의 과정이며 시골살이와 도회살이의 체험적 동기가 작가의 삶과 소설의 중요한 두 축으로 총체적 삶의 이해의 길을 찾는  과정이라고...

 

 

나에게 있어 이청준 작품의 매력은 친숙한 고향의 느낌이다.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듯는 듯한 착각과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흐릿한 아련함 그래서 그의 책 읽기는 항상 가슴 저리다. 

두번째는 이야기의 구조를 미루어 짐작하게 하지 않는 계속해서 읽어야만 마지막을 알 수 있는 스토리와, 우연성이 존재하지 않는 결말이 좋아서이다.

세번째는 그의 소설이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생각하게 하는 힘이며, 무엇보다 글 읽기가 재미 있다.

 

이청준의 작품들은 영화로도 많이 제작되었는데 <병신과 머저리> <석화촌> <이어도> <축제> <밀양>그리고 연작소설 <남도사람>은 영화 <서편제>로  만들어졌다.  평론가들도 그의 작품이 정확이 몇권이고 얼마만큼인지 모를정도로 다작한 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모두 살아있더라

 

그가 귀천한지도 어언 오년이 지났다.  아직도 슬프다.  내가 꼽는 그의 최고의 작품은 단편소설 '눈길'이지만 (눈길은 늘상 날 아프게 한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요번 겨울엔 그의 작품을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뽀나스로 작품 <눈길>의 한대목

 

어린 자식놈의 처지가 너무도 딱해서였을까. 아니 어쩌면 노인 자신의 처지까지도 그 밖엔 달리 도리가 없었을 노릇이었는지 모른다. 동구 밖까지만 바래다 주겠다던 노인은 다시 마을 뒷산의 잿길까지만 나를 좀더 바래 주마 우겼고, 그 잿길을 올라선 다음에는 새 신작로가 나설 때까지만 산길을 함께 넘어 가자 우겼다. 그럴 때마다 한 차례씩 애시린 실랑이를 치르고 나면 노인과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있을 수가 없었다.

 

아닌게 아니라 날이라도 좀 밝은 다음이었으면 좋았겠는데, 날이 밝기를 기다려 동네를 나서는 건 노인이나 나나 생각을 않았다. 그나마 그 어둠을 타고 마을을 나서는 것이 노인이나 나나 마음이 편했다. 노인의 말마따나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내가 미끄러지면 노인이 나를 부축해 일으키고, 노인이 넘어지면 내가 당신을 부축해 가면서, 그렇게 말없이 신작로까지 나섰다. 그러고도 아직 그 면소 차부까지는 길이 한참이나 남아 있었다.

 

나는 결국 그 면소 차부까지도 노인과 함께 신작로를 걸었다. 아직도 날이 밝기 전이었다. 하지만 그러고 우리는 어찌 되었던가. 나는 차를 타고 떠나가 버렸고, 노인은 다시 그 어둠 속의 눈길을 되돌아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건 거기까지 뿐이었다.

 

노인이 그후 어떻게 길을 되돌아갔는지는 나로서도 아직 들은 바가 없었다. 노인을 길가에 혼자 남겨 두고 차로 올라서 버린 그 순간부터 나는 차마 그 노인을 생각하기 싫었고, 노인도 오늘까지 그 날의 뒷 얘기는 들려 준 일이 없었다. 한데 노인은 웬일로 오늘사 그날의 기억을 끝까지 돌이키고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장터 거리로 들어서서 차부가 저만큼 보일 만한 데까지 가니까 그때 마침 차가 미리 불을 켜고 차부를 나오는구나. 급한 김에 내가 손을 휘저어 그 차를 세웠더니, 그래 그 운전수란 사람들은 어찌 그리 길이 급하고 매정하기만 한 사람들이더냐. 차를 미처 세우지도 덜하고 덜크렁덜크렁 눈 깜짝할 사이에 저 아그를 훌쩍 실어 담고 가 버리는구나.”

 

잠잠히 입을 다문 채 듣고만 있던 아내가 모처럼 한 마디를 끼어 들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다시 노인의 이야기가 두려워지고 있었다. 자리를 차고 일어나 다음 이야기를 가로막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그럴 수가 없었다. 사지가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온몸이 마치 물을 먹은 솜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몸을 어떻게 움직여 볼 수가 없었다. 형언하기 어려운 어떤 달콤한 슬픔, 달콤한 피곤 기 같은 것이 나를 아늑히 감싸 오고 있었다.

“어떻게 하기는야. 넋이 나간 사람마냥 어둠 속에 한참이나 찻길만 바라보고 서 있을 수밖에야… 그 허망한 마음을 어떻게 다 말할 수가 있을거나….”

 

노인은 여전히 옛 얘기를 하듯 하는 그 차분하고 아득한 음성으로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나갔다.

“한참 그러고 서 있다 보니 찬바람에 정신이 좀 되돌아오더구나. 정신이 들어 보니 갈 길이 새삼 허망스럽지 않았겄냐. 지금까진 그래도 저하고 나하고 둘이서 함께 헤쳐 온 길인데 이참에는 그 길을 늙은 것 혼자서 되돌아서려니… 거기다 아직도 날은 어둡지야… 그대로는 암만해도 길을 되돌아설 수가 없어 차부를 찾아 들어갔더니라. 한 식경이나 차부 안 나무 걸상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려니 그제사 동녘 하늘이 훤해져 오더구나… 그래서 또 혼자 서두를 것도 없는 길을 서둘러 나섰는디, 그때 일만은 언제까지도 잊혀질 수가 없을 것 같구나.”

“길을 혼자 돌아가시던 그때 일을 말씀이세요?”                           

 “눈길을 혼자 돌아가다 보니 그 길엔 아직도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지나간 사람이 없지 않았겄냐. 눈발이 그친 신작로 눈 위에 저하고 나하고 둘이 걸어온 발자국만 나란히 이어져 있구나.” “그래서 어머님은 그 발자국 때문에 아들 생각이 더 간절하셨겠네요.”

“간절하다뿐이었겄냐. 신작로를 지나고 산길을 들어서도 굽이굽이 돌아온 그 몹쓸 발자국들에 아직도 도란도란 저 아그의 목소리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듯만 싶었제.

산비둘기만 푸르륵 날아올라도 저 아그 넋이 새가 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듯 놀라지고, 나무들이 눈을 쓰고 서 있는 것만 보아도 뒤에서 금세 저 아그 모습이 뛰어나올 것만 싶었지야. 하다 보니 나는 굽이굽이 외지기만 한 그 산길을 저 아그 발자국만 따라 밟고 왔더니라.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너하고 둘이 온 길을 이제는 이 몹쓸 늙은 것 혼자서 너를 보내고 돌아가고 있구나!”

“어머님 그때 우시지 않았어요?”

“울기만 했겄냐. 오목오목 디뎌 논 그 아그 발자국마다 한도 없는 눈물을 뿌리며 돌아왔제.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 부디부디 너라도 좋은 운 타서 복 받고 살거라… 눈앞이 가리도록 눈물을 떨구면서 눈물로 저 아그 앞길만 빌고 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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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시 중 마흔여덟 편의 사랑시와 한편의 이별시가 실린 시집이다.

김용택시인의 시는

여느 사랑시와는 달리 '느끼하거나 오글거리지 않아서' 좋타.

 

시집 <참 좋은 당신>에 실려있는 모든 시가 하나같이 다 좋타.  그가 발표한 시 중 가장 아끼는 49편의 시를 모아서 한권으로 내어 놓아서인지 몰겠지만...

 

시집을 읽고 있노라면 '너무 좋타 혹은 미치게 좋타'라는 생각에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런 경험 있냐들...

 

 

진심으로 강권하는 시집이다. ㅋ

(시집은 돈도 저렴하다.) 

 

 ↓ 책 서두 그의 자서.

 
 
덤으로, 하나 실려있는 이별시 올려 놓아 드림
(요 하나가 시집 한권을 올려 놓은 것과 같음. 마지막장)

 


 

 
 
이별
 
 
서리 친 가을 찬물을
 
초승달같이 하이얀 맨발로
 
건너서 가네
 


 

시인의 언어 기가 막히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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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의 산문집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저자의 고향인 진메마을의 이야기.  첫번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라는 산문집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진메마을에서 살아온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삼아 풀어 놓은 산문집인데  엄마에게 예전 이야기를 듣듯 고런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의 책이다.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순창농고를 졸업 후 이듬해 교직시험을 보고 21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고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쓰고 정년까지 (2008년) 보냈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에선 풀 냄새가 나고 바람의 소리도 들린다.  때때로 밤하늘을 보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그의 글 속에서 살아나 나를 깨운다.  나또한 촌에서 자란 촌년이어서인가... 

 

 

책 속의 이야기 하나.

김용택 시인이 근무하는 학교 김숙주라는 선생님의 이야기. 

숙주나물처럼 생긴 그 여선생인 학교 밑 마을에서 자취를 했는데 그 방에도 생쥐가 들랑거렸던 모양이다.  하루는 여느 때와 똑같이 저녁밥을 먹고 추운 방에서 이불을 덮고 엎드려 책을 보려는데 윗목 구석으로 우연히 눈길이 가더란다.  그런데 아, 거기 쥐가 구멍에서 막 나오려다 김숙주 선생을 쳐다보더란다.  어찌나 무섭던지 그냥 엉겁결에 몸서리를 치며 크게 고함을 지르자 큰방에 있던 식구들이 놀라서 신도 안 신고 뛰어왔더란다.  와보니 숙주나물 선생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 있더란다.  "왜 그러시냐"고 두어 번을 물어봐서야 두 손에서 얼굴을 뗀 김선생은 "쥐가 나를 쳐다봐요" 하더란다. '쥐가 쳐다봐?' 큰방 식구들은 속으로 '별 선생도 다 있지, 쥐가 쳐다본다고 그렇게 악을 써' 했단다.  그뒤로 나는 김숙주 선생을 늘 놀려먹었다. "쥐가 나를 쳐다봐" 나쁜 쥐 같으니라고 감히 사람을 쳐다보다니.                               

                              -쥐가 나를 쳐다봐요 중에서

 

 

뱀 이야기도 하나 나오는데, -뱀은 직선으로 쫓아오기 때문에 지그재그로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 친구랑 고향에서의 기억을 이야기하다 말한 내용이 책속에 고대로 있어서 또 웃었다. ㅋ 시골에서 살아본 사람만이 아는 고런 내용이...

 

 

 

읽다 보니 어린날 (예닐곱살의) 나의 기억 하나.

 

동네에 초상이 나면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 십시일반으로 장례를 치루는데, 밤엔 죽도 쑤고 상여가 나가는 날엔 상두꾼으로 상여도 매고 말이지 그중 상여 나가는 날의 구슬프던? 상여소리 (만가)가 생각이 난다.  울 윗집에 살던 아저씨가 상여에 올라 선창하시던 분이었는데 대략 요런식으로 불렀던~

"북망산이 어디메냐 우리 집 앞이 북망이네~  어화 어화~ 못가것네 못가것어 이대로는 못가것네..................... 나는 가네 나는 가네............ " 뭐 요런식이었던 듯 (정확하지 않다)  그 상여 나가는 날 온 동네 사람들 공터 넓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서 상여 나가는 걸 구경하고 그날 도시락을 나눠주는데 거기에 초코파이랑 까스활명수, 계란 뭐 요런 것들이 들어 있어서 고걸 먹었던 기억들... 지금은 시골도 고런 행사가 다 사라지고 이젠 장례식장에서 편하게 장례를 치루는 시대에 사는데 책을 읽다 보니 이러저러한 기억들이 튀어 나온다.

 

 

참말로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는지,  요샌 그 그리움 덩어리들을 어디다 다 넣어 뒀는지 잊어 버리고 산 그리움들이 책 속에서 마구 튀어나와 돌아댕기네. 시인과 나와의 세대의 차이는 두고라도 언뜻언뜻 고향에서의 기억들이 생각나 웃음짓게 만드는 고런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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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된 시

서실 2015. 1. 30. 21:42

 



↑ 차 세워 놓고 핸펀으로~  

 

 

삶의 희노애락을 노래한 시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듯이 노래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오늘은 비도 오고 슬픈 날이기도 하고, 시인의 시에 멜로디를 붙여 시가 노래가 된 곡들이 좀 있어 자위겸 위로겸 소개 해 본다.

 

먼저 시 한편 감상하믄서

 

 

편지 /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저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노라고만 쓰자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잊었노라고만 쓰자 

 

 

<윤동주 시, 안치환 노래 : 편지>

 

 

<이해인 시, 부활 정동하 노래 : 친구야 너는 아니>

 

 

<정호승 시, 김광석 노래 : 부치지 않은 편지>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로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로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Posted by 도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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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낙화

서실 2015. 1. 27. 22:44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울 동네는

첫눈 치고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것도 함박눈으로다가...

 

예전 먼거리 출퇴근 할 때는 내리는 눈이 마냥 좋기만한 것은 아니었는데

걸어다니는 거리,

눈 오면 아이들이랑 개들이 젤로 좋아한다는데

둘에 속하지도 않는 나는 철이 덜 들어서? ㅋ

 

눈 오는데 쩌 시가 생각나네~

(꽃이나 눈이나 단어 차이일 뿐...)

 

 

아는 시라도 때때로 함씩 읽으면서 가심을 말랑하게 만들어 봅시다~

 

 

 


 

Posted by 도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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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공간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서 만난 인연이래도 연은 연이라고 책을 냈다는 말에 단골 서점(예스24)에 가서 바로 주문을 넣었었다.  읽고 싶었던 다른 책과 함께.  이십대 때와는 달리 점점 더 책편식이 심한 나는 인연?이 있다고 해서 책을 의리로 사서 읽지는 않지만  그전 그의 글을 나름 좋아했었기에 사서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주문했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다 읽었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속독했다는 소리는 아니고 정독했다.

 

밑에 피안의 책소개가 있지만 리뷰 보다는 가벼운,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짧게 옮겨 놓아 볼까 한다.

 

 

책은 삼년반이라는 시간동안 (아버지와 동거하면서) 작가가 느낀 노화와 죽음의 과정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솔직하게 쓰여져 있었다.  읽는 중간중간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가 들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읽는 틈틈이 작가의 감정과 내 감정이 동일시 되는 걸 느끼는 것이 최근 씩씩하고 건강?하다고만 생각했던 어머니의 우울증과 겹쳐져 아마도 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P80) '섬망'이라는 단어를 책에서 본 순간 아버지의 어떤 행동들을 자식들은 너무나 가볍게 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늦은 깨달음의 일종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이년전 지병으로 아버지를 떠난 보낸 친구의 이야기도 동시에 떠오른다.  아버지를 간병하며 느꼈던 이야기가 같은 패턴으로 책에도 등장한다. (P148~)  미워했던 아버지를 보냈던 친구는 죄책감 비슷한 감정들도 풀어놓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친구 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셨었는지 사후 처리를 나름 깔끔하게 정리해 놓고 가셨다.

 

작가가 바라본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는 여정 속에서 내부모님과 시어머니 그리고 요사이 종종 듣곤 하는 (오늘도 장례식장에 다녀왔는데 친구로부터 들은 어른의 마지막 모습이라든가) 모습들이 의도치 않게 드라마 재현하듯 그렇게 펼쳐진다. 

 

책 속엔 내가 느끼는 여러가지 상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시점 노년의 현실과 우리사회의 (의료) 일반적인 대처 방법과 과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작가의 체험적 성찰의 글이지만 죽음을 향해가는 노년의 부모님을 둔, 혹은 보내버린 경우라도 (몰랐던, 혹은 그냥 지나쳤던) 상황들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만한 책이다.

 

 

이땅의 (한국이라는 사회적, 정서적 특수성) 자식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덧붙여 한마디 더 하자면 책의 내용이 담담하면서 담백하고 무엇보다 감정의 과잉을 요구하지 않는 책이라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관련 책 소개

 

 [신간소개]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7]     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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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옆 사람에게 내가 그랬다

 

 

"나의 꿈은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랬드만

"꿈이 뭐였는데?"

"게으르게 사는 것, 시골 한적한 곳에 살면서 책 쌓아 놓고 보면서 밥도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꿈이 사라져븟다" 했더니

"니만 꿈을 포기하고 사는지 아냐? 나도 꿈 포기하고 산다" 해서

"니 꿈은 뭐였는데?" 라고 물었더니

"나는 걸인처럼 여기저기 떠돌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었다"

 

위와 같은 이야길 하다 떠오른 시가 하나 있어서~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을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훗날을 위해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음을 알기에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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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즐거이 읽고 있는 책이 <다산평전>인데 절반정도 읽었다

(다 읽으면 디어뉴스에 소개 해 보겠음)

 

내용 중에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가 있어 맛뵈기로 디어뉴스 동지들에게 소개해 본다.

 

 

 

다산이 18년의 유배형에 처해지기 전에 특명으로 황해도 곡산 도호부사로 발령이 났는데 부임지에서 맡게 된 사건의 재판 결과가 재미나다.

 

이계심이라는 사람은 곡산의 백성으로 이전 원님이 다스릴 때 아전이 농간을 부려 포보포(砲保布 : 포군에게 바치는 군포) 40자의 대금으로 돈 900냥을 대신 거두었으므로 (본래는 이백냥을 걷어야 했음) 백성들의 원성이 시끄럽게 일어났다.  이에 이계심이 우두머리가 되어 농민 천명을 모아 관에 들어와 호소했는데 그들의 말이 공손하지 못해 관에서 형벌을 내리고자 하니, 천명이 한꺼번에 무릎을 걷어붙이고 이계심을 둘러싸 대신 매맞기를 청해, 형벌을 내릴 수가 없었다.  아전과 관노들이 각자 곤장을 들고 뜰에 모여 있던 백성들을 마구 치니 백성들이 모두 흩어졌는데 이계심도 탈출하여 도망가 숨어 사또가 감사에게 보고하고 오영(五營)에 명령을 내려 염탐해 붙잡게 했으나, 백성들이 숨겨주어 끝내 잡지 못했는데, 그러한 말이 서울에 와전되길 "곡산의 백성들이 들것에다 부사(府使)를 담아 객사 앞에 버렸다" 고 하였다.  이에 다산이 하직인사 다닐 때 정승 김이소 이하 여러 공들이 모두 주동자 몇 놈을 죽이라고 권하고, 채제공은 더욱 기강을 바로잡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다산이 곡산 땅에 들어서니 호소문을 들고 길을 막는 사람이 있었는데, 누구냐고 물어보니 그가 바로 이계심이었다.  곧바로 이계심에게 뒤따라오도록 했더니 아전이 말하길 "이계심은 오영에 체포령이 내려진 죄인으로 법에 따라 붉은 포승으로 결박하고 칼을 씌워 뒤따르게 함이 마땅한 줄 아옵니다" 라고 했으니 다산이 물리쳤다.  관아에 오른 뒤에 이계심을 불러 앞으로 나오라고 하여 말하기를 "한 고을에 모름지기 너와 같은 사람이 있어 형벌이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만백성을 위해 그들의 원통함을 폈으니, 천금을 얻을 수 있을지언정 너와 같은 사람을 얻기가 어려운 일이다.  오늘 너를 무죄로 석방한다" 라면서 마침내 불문에 부쳤다.  이에 백성들의 원통함이 펴지고 화락해졌다.

 

                              『사암선생연보』 36세조   :  (다산평전 중에서)

 

 

한 고을의 수령 곧 목민관은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쥔 막강한 권력자로 상당한 권한을 지녔다 할 수 있는데 다산은 목민관으로서 공렴(公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판결의 이유가 자신이 당할 형벌이나 죽음을 두려워 않고 백성이 당하는 폐해를 들어 관에 항의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관이 밝은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재판은 공정해야 한다는 그의 의지의 발로인 판결이었다.

 

 

위의 내용을 보면서 왕이 다스리는 시대에도 관리란 모름지기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다산의 판결문으로 볼 수 있는데 저 시대 '국민저항권'을 인정하는 다산의 지혜가 현 정부에는 모기 눈물만큼도 찾아 볼 수 없어 안타깝고 우리 국민의 복이 딱 요정도인가 싶어 한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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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가 책읽는귀족에서 나왔다.  초판 1쇄가 14년 10월에 나왔으니 두달여 된 아직은 따끈한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여지듯 동서양의 성인들은 물론 여러 사상가들에 대한 마광수식 비틀기이며 깨뜨리기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내용인 것 같은 착각도 좀 들었는데... 모르겠다)

 

책 속 재밌는 대목 중 하나가 양주에 관한 내용인데

 

 

양주의 사상은 '위아적 쾌락주의'로 그가 한 말 중

"내 몸의 털 한 오라기를 뽑아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는 털을 뽑지 않겠다"라고 했는데 솔직한 이기주의로, 남을 위한답시고 자신의 쾌락을 희생시키는 사람들 중에 독선적이고 잔인한 독재자들을 볼수 있는데 영국의 청교도 혁명을 이끈 크롬웰이나, 프랑스 혁명기 공포정치를 펼친 로베스 피에르, 나치 독일의 히틀러(는 섹스도 결벽증적으로 절제하고 엄격한 채식주의자)등이 그렇다고.

또한
"죽은 후의 것은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 화장(火葬)도 좋고, 수장(水葬)도 좋고, 땅속에 묻혀도 좋고, 새끼로 묶여 시궁창 속에 쳐박혀도 좋다"라고 하면서 죽은 뒤의 일을 쓸데없이 걱정 말고 현재 살아있을 때 낙을 생각하고 죽은 후의 걱정은 하지 말라~ 



현재를 즐기고 충실하고 재미나게 살자는 게 양주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이었음 

자 이책에 대한 소개 

(누구에 대한 이야기를 읊었는지) 목차 나열로 대신하면서 출판사 리뷰도 조금 옮겨 놓아 봄

 


 

 

서시 : 원반던지기의 인상

Part 1 거꾸로 보면 어때?
: 동양 사상가들, 뒤집어 다시 보기

1. 철저한 정치 만능주의자였던 공자
2. 원시에 대한 낭만적 향수를 지녔던 장자
3. 허망스런 공리공론으로 일관한 주자
4. 솔직한 육체적 쾌락주의자 양주
5. 통쾌한 무신론을 펼친 순자

Part 2 너도 빠져 봐!
: 달콤한 착각에 빠진 서양 사상가들

1. 육체적 쾌락을 경시한 에피쿠로스
2. 이성을 신의 선물로 착각한 데카르트
3. 소설로 기독교적 설교를 펼친 이중인격자 톨스토이
4. ‘무의식의 발견’ 하나만 업적으로 건진 프로이트
5. 정력 콤플렉스에 빠진 공처가였던 D. H. 로렌스

Part 3 나만 잘났어!
: 너무 먼 곳만 바라보던 동·서양 사상가들

1. 헛된 ‘이데아’에 매달린 플라톤
2. 초인이 되기를 꿈꾼 과대망상가 니체
3. 현실의 실상을 보지 못했던 낭만주의자 루소
4. 자신이 신의 아들이라고 착각한 예수
5. 깨달음의 정체가 아리송한 석가

Part 4 망치를 들자!
틀을 깨뜨리기 혹은 틀에 갇히기

1. 종교적 위선을 신랄하게 야유한 보카치오
2. 중국판 『아라비안나이트』를 탄생시킨 포송령
3. 인간의 가학 본능을 예리하게 간파한 사드
4. 비현실적인 장발장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한 빅토르 위고
5. ‘알기는 쉽고 행동하기는 어렵다’를 거꾸로 본 손문

 

 

우리 시대의 성적 금기에 망치를 들었던 성문학의 아이콘 마광수 교수가 인문학에도 망치를 들었다. 틀 안에만 있기를 거부하는 이 시대의 반항아 마광수 교수는 성 영역을 넘어 다가가기 힘들다는 인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의 높은 벽도 깨뜨리려 한다.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를 통해 우리는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에 다가갈 수 있다. 교과서에서만 만났을 때에는 너무나 멀어 보이고 성인군자 같은 사상가들도 결국 허점이 있고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보다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씹기 힘든 질긴 고기 같은 인문학이 사실은 아주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고 달콤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를 읽으면서 인문학의 권위적인 표정을 벗기고 만만하고 친근한 얼굴을 대면해 보자.   - 출판사 리뷰 중...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마광수는 "60년 넘게 살고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쓴 글"이라며 "인문학적인 것까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써야 한다면 민주국가가 아니다.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로 봐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우리 사회가 워낙에 도덕(성)이나 성인?에 대한 시각이 이중적인 사회라 미리 약을 친 변을 이야기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으니 그러나) 한마디로 재밌다. 

제목에 인문학이 들어있다고 어렵다거나 장황한 논설문의 글도 아니다.  누군가 내 옆에서 자기의 변을 이야기 하듯, 때론 재밌는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재밌다.

 

야밤에 잠 못드는 이들이여 함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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