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팔할이바람의   당신은 기사를 읽지 않는다 [6] 처럼

 

여그서 깊이 있는 공부 할 것도 아니고, 길게 쓰면 눈 아플까봐 최대한 간단히

재미로 한번 쓱~ 보자는... 그래도 길다 ㅋ

 

 

쌍화점은 고려 속악가사인데 속악가사가 무엇인지 좀 알아보고 갑시다

 

<고려사> 악지에서는 악을 아악(雅樂), 당악(唐樂), 속악(俗樂)으로 나누었는데 아악과 다른 둘은 기능에 따라 구분되었다.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거행하는 공식적인 행사 특히 천지신명이나 왕가 조상에 대한 제사에 소용된 것이 아악이고  아악은 숭고한 기풍을 갖추어야 하며 엄숙한 분위기에서 까다로운 절차에 따라 공연되고 구경거리로 삼지 않았다. 

당악과 속악은 공식적이지 않은 행사 특히 잔치를 거행할 때 즐기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지니며 중국에서 들어온 것은 당악이고 국내에서 생긴 것은 속악이다.  속악을 향악이라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비속하다는 뜻에서 속악이라고 부른 것은 아니다

 

고려전기의 속악은 삼국의 속악을 궁중에서 공연하며 즐겼으니 처음부터 속악이 갖추어져 있었고 고려 후기에 창작된 쌍화점은 속악가사로서 조선조에 남여상열지사라 해서 배격된 작품이라 하겠다.
남녀상열지사란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서 즐거워하는 가사라는 뜻으로  사랑을 꾸밈없이 적나라하게 숨김없이 노래한 것으로 조선 사대부들이 고려 가요를 낮잡아 이르며 배격한 가사이다.

 

작자, 연대 미상으로 전해졌으나 <고려사> 악지에 '삼장' 이라는 한역시가 이 작품과 내용이 같아 연대가 밝혀졌는데 여러가지 기록을 종합해 추리해 보면 충렬왕 때의 행신인 오잠, 김원상등이 내시 석천보 석천경과 함계 놀이에 탐닉하는 왕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온갖 음란한 짓거리를 할 때 <쌍화점>을 지어냈음을 알수 있겠다.  기생, 관비 무당을 선발해 남장별대(男裝別隊)라는 놀이패를 따로 모으고 놀이를 공연하기 위한 제반 사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쌍화점이 창작한 노래임을 입증해 주며 이러한 이유로 <쌍화점>은 예사 속악정재로만 볼 것이 아니고 가극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쯤에서 남여상열지사 쌍화점 봅시다.

 

 

쌍화점(雙花店)에 쌍화(雙花)사라 가고 신,
회회(回回)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점(店) 밧긔 나명 들명, 다로리거디러
죠고맛감 삿기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 거디러 다로리 다로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거츠니 없다.(제1절)


삼장사(三藏寺) 애블 혀라 가고신,
그 뎔 사주(社主) ㅣ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뎔밧긔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삿기상좌(上座) ㅣ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티 거츠니업다.


드레우므레 므를 길라 가소신,
우뭇 용(龍)이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우물 밧긔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드레바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티 거츠니 없다.


술 지븨 수를 사라 가고신 ,
그 짓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집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싀구비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로,
긔 자리예 나도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거츠니 업다

 

 

가사를 볼 것 같으면 서술자는 여자인데 쌍화점, 절간, 우물, 술집을 다니며 여러남자에게 손목을 잡혀 관계를 맺고 그 소문이 퍼져 나간다는 사연으로 그런데도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겠다는사람도 있고 그렇게 하는 응수로 그 자리같이 지저분한 곳은 없다는 말도 뒤따른다.

사건의 장소와 대상만 다를 뿐 사건의 성질은 똑같은 성적 불륜을 다룬 내용으로  일절의 내용만 해석 해 보자면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아라비아 상인 혹은 몽고인) 아비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가게 밖에 소문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지저분한 곳 없다.

 

이절부터 사절까지는 삼장사의 주지, 우물 용, 술집주인으로 대치해서 해석하믄 될 듯하다. 그리고 '더러듕셩 다리러디러'는 의미 없는 후렴구로~  요즘 후크송처럼 고렇게 생각하믄 되겠다.

 

 

참고도서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2>

 

 

덤으로

영화 <쌍화점>에서 왕인 주진모가 연회에서 부르는 쌍화점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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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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