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 도종환

서실 2015. 7. 16. 00:14



↑ 생활방 <순수>님의 담쟁이 사진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전국민이 보는 앞에서 애들이 살려달라고 그리고 살려줄거라고 믿었는데 고의적으로 수장시킨 이런 개같은 나라가 어디 또 있을까 싶고, 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 감정이입이 되서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가슴이 아픈데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 맘이 어떨지 백분지 일 그 아픔을 느낀들 아이들이 살아올까 싶은데, 물이라면 한이 맺힐 유가족에게 물대포를 쏘는 이런 개 같은 나라 정부 땜에 슬프다.

세월호는 아파서 너무 아파서 외면하고 싶은 진실인데 우린 꼭 기억해야만 할 아픈 대한민국의 슬픈 또 하나의 기억이라는.

 

 

 

Posted by 도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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